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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넷플릭스

넷플릭스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법" 리뷰

by howtoseries 2019. 6. 17.

Netflix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법 시청 후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제목부터 "인터넷으로 마약을 파는 법" 으로 특이하지만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 개인적으로 촬영 배경이 미국이 아닌 독일에서 만들었다는 점이 더 특이하게 다가왔다. 해외 드라마라고 해봐야 미드, 영드, (어쩌다 일드) 정도 밖에 몰랐기에 색다른 배경에서 마약을 소재로 만든 드라마라서 호기심이 갔다.

 

독일어 쓰는 미국 드라마 느낌

독일이 배경이고 독일어를 사용하지만 집에서 파티를 열어 학교 친구들을 초대하는 모습이나 미국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장면인 카메라가 학교 복도 중앙을 보여주고 양 옆에는 학생용 캐비닛이 위치한 장면. 실제로 독일의 일반적인 학교가 저런 모습인지, 독일에도 미국과 같이 친구들을 집에 불러 홈파티를 여는 문화가 있기에 이런 장면들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미드같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됐다. 제목에서부터 범죄, 스릴러물 느낌을 조금 받았는데 이와 같은 설정 덕분에 미국 하이틴 드라마 보듯이 편하게 볼 수 있다. (imdb 에서는 아예 이 드라마의 키워드로 "teenage romance" 를 붙였다.) 물론 청불에다가 후반부에 잔인한 장면이 있어서 완전 편하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미드에서 자주봤던 카메라 구도
비니를 쓴 여자 주인공 리자

 

마크 주커버그를 많이 참고한 듯한 주인공

드라마 보기전 넷플릭스 유튜브 계정에서 예고편을 봤는데 그때부터 주인공의 외모가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를 떠올리게 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소질이 있고, (극 중에서는 친구 레니가 더 잘하지만) 주커버그와 달리 불법이지만 자신의 사이트를 설립한다는 점. 흑발의 곱슬머리는 "소셜 네트워크" 제시 아이젠버그가 연기한 저커버그를 모티브 삼은 것으로 추정되고 실제 극 중에서도 저커버그에 대한 언급이 꾸준히 나온다.

너드같은 이미지의 주인공 모리츠

 

아쉬운 스토리 

제목에 "마약을 파는 법" 이라고 써 있는 만큼 주인공이 다크 웹을 통해 마약을 파는 이야기가 다뤄진다. 독일 시골에 살고있는 순둥이 고등학생이 마약 판매상이 되는 극과 극에 해당하는 흑화를 위해 억지스러운 전개가 이어지는 점이 아쉽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요소는 아래와 같다.

  •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만들고 싶던 친구 "단"과 갈등을 겪은 주인공이 자신의 서버를 마음대로 개조했는데 단이 화내지 않고 주인공이 만든 코드를 보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
  • 아무런  모리츠와 레니에게 마약을 공급해주는 남자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만들고 싶던 레니의 사이트를 주인공이 마음대로 개조했는데 레니는 옳다구나 모리츠와 마약 사이트를 꾸민다. 자신들이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점을 이후에도 보여주긴 하지만 주인공이 레니에게 미안함을 느껴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말을 건네고 레니가 손을 들고 서 있으라고 하자 손을 드는 모리츠와 레니를 생각해보면 레니의 행동은 이상하게 느껴진다. 30분 남짓한 드라마 분량 속에서 이러한 갈등을 넣으면 "마약을 판다" 라는 주제에서 멀어져 스토리가 산으로 가기 때문에 스토리를 얼버무려 진행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약을 공급하는 남자 역시 다크 넷에서 채팅만 나눈 모리츠에게 마약을 뚝딱 공급하여 모리츠 마약 판매 사업을 돕게 되는 점도 이상했다. 마약 거래는 관계자들 사이의 신뢰가 중요한 요소일텐데 채팅 몇 마디 나누고 모리츠에게 마약을 공급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모리츠와 레니

 

독일이라는 배경 감상과 드라마의 색감

이 드라마는 독일어 원어 외에 영어 더빙을 지원한다. 영어 더빙을 사용해도 드라마 배경에서 오는 이 미국 드라마와 다르다. 날씨가 쨍쨍한 날보다 흐릿한 날씨가 주로 나타난다. 독일 날씨가 우중충하고 흐리다 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실제 지도에서 독일 영토의 반 이상이 서유럽, 남유럽이라기 보다는 북유럽에 가깝기 때문에 독일도 북유럽과 비슷한 이미지가 성립된 듯하다. 드라마에서도 노린 것인지는 모르지만 구리고 안개 낀 날씨들을 주로 보여준다. 미국드라마에서 이런 날씨가 드라마 종영될때까지 연출된다고 하면 어색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 외

  1. 주인공은 제 4의 벽을 사용해 시청자와 소통을 한다. 30분 남짓한 드라마의 부족한 설정을 보충 설명을 하는 부분이나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하듯이 등장하는 장면은 다큐멘터리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2. 넷플릭스 동영상 재생 시 나타나는 인트로 영상 "앞부분 건너뛰기" 가 드라마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간에도 도입됐다. 메인 스토리 이해에 중요하지 않으며, 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지 않는 시청자들에게 괜찮아 보인다.

모리츠는 드라마 중간중간에 시청자에게 말을 건낸다. (우측 하단에 "앞부분 건너뛰기"가 나온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