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 러브, 데스 +로봇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 러브, 데스 +로봇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러브, 데스 로봇를 시청하였다. 여러 감독들이 각자의 에피소드를 만든 만큼 매 에피소드마다 전하는 주제와 연출법이 다르다. 1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피소드라는 표현보다는 18개의 단편만화, 단편영화 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SF, 스팀펑크, 사이버펑크, 핵전쟁, 우주, 인공지능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이고, 디스토피아적인 스토리를 담고있는 에피소드가 많아 넷플릭스 영국 드라마 블랙미러도 생각나게 된다. 그 18개의 에피소드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스토리들의 후기를 적어본다. (스포일러 및 주관적인 작품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적의 소니

자신의 정신, 두뇌를 다른 대상에 링크하여 조종한다는 점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플레이어원이 생각난다. 평범한 액션 장르 같으면서 엔딩 장면에서는 왜 주인공이 무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나온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가상 아바타 싸움임에도 주인공이 두려움에 떨었는지 이해가 간다. 파란색, 보라색, 빨간색 조명이 주로 사용되며 가상의 접속체를 사용하지만 피를 쏟고 살집이 뜯어져 나가는 싸움에 흥분하는 관중들을 보면 이 에피소드가 사이버펑크 분위기를 제대로 묘사했다고 느낀다.

 

굿 헌팅의 두 주인공, 옌과 랑

굿 헌팅

만화적인 화풍의 애니메이션 에피소드. 청나라 시대 중국에서 시작해 스팀펑크 세계관으로 빠르게 돌변한다. 구미호라는 설화적인 소재와 기계, 로봇의 조합이 의외로 괜찮았다. 구미호라는 존재는 요물이며 부정적이고 인간을 괴롭히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는데 어린 구미호가 자신들은 인간과 다를바 없다는 말, 어미 구미호의 모성애가 묘사된 동시에 목이 잘리는 장면이 충격적이다. 내가 갖고 있던 구미호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해석은 에피소드 내내 기억에 멤돌았다. 사이보그 구미호가 되어 억압받는 약자를 보호하는 옌에서 짜릿한 통쾌함을 느꼈다. 철도가 깔리고 환경이 파괴되가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옌의 모습을 보면 굿 헌팅은 환경 문제 요소 또한 담고 있다. 18개의 에피소드중에 가장 인상 깊었다.

스팀펑크 배경으로 연출한 홍콩

무적의 소니가 암울하고 음침한 미래의 사이버펑크를 그려냈다면 굿 헌팅은 스팀펑크적인 요소들을 홍콩에 잘 녹여냈다. 날아다니는 기선, 증기 기관차, 고딕 양식의 브라운톤 건물들. 사이버펑크 도시의 대표격인 홍콩을 스팀펑크로 표현한 것도 흥미롭다. 스토리적인 접점은 없지만 스팀펑크 배경이라는 점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 또한 생각난다.

수영장을 만드는 장면

지마 블루

지마라는 남자의 이야기. 우주를 넘어서 작품 활동을 하며 우주와 교감하며 진실을 탐구한 끝에 도달한 마지막 작품이 인상깊다. "일을 처리했을 때 느끼는 단순한 기쁨" 이라는 진실을 얻고 자신이 창조된 수영장을 재현한다.

자신을 창조한 여자가 죽자 그 묘비에서 눈을 아래로 내린 장면. 타일닦는 단순한 로봇이지만 분명히 슬픔을 느끼고 있음이 연출된다.

만들고 있는 수영장이 평범한 수영장이 아니라고 하며 마지막에 그 수영장을 집이라고 (Home) 표현한 점, 수 많은 로봇을 만든 여자는 그 로봇들 중에서 청소 전용 로봇을 특히 좋아했다는 말에서 '로봇 지마' 가 오래전에 죽은 '인간' 여자 주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앎" + "인간에게 느끼는 여러 감정들" 이라는 꽤 흔한 소재이지만 10분 남짓한 시간에서 잔잔하게 풀어냈다. 기계, 인공지능의 사랑이라는 소재에서 Xbox 게임 헤일로의 헤일로, 영화 her 의 사만다도 생각난다.

18개의 에피소드 모두 재밌게 봤고 베스트 평점을 주고 싶은 세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 외에도 그래비티를 떠올리는 우주에서의 스토리를 담은 "구원의 손", 고어적인 장면 없이 라이프 오브 파이와 같은 몽환적인 영상미를 그려낸 "해저의 밤" 도 재밌었다. 러브 데스 로봇은 넷플릭스를 구독중인 모든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할만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리뷰 같이보기

넷플릭스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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